해태 타이거즈의 첫 우승 이야기

한동안 포스팅들이 너무 인천 야구팀을 이야기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라도를 연고로 하고 KBO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왕조를 이룬 팀인 해태 타이거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그중에서 왕조의 시작을 알린 첫 우승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해태 타이거즈의 첫 우승 이야기

1983년 미국에서 야구 유학을 마치고 김응용 감독은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4800만 원이라는 금액과 승용차 한 대를 받고 해태 타이거즈 2대 감독으로 취임하며 대대적인 팀 개편을 합니다. 조창수와 유남호를 필두로 한 기존의 코치진에 군산상고 감독 출신 백기성, 동국대 감독이던 김인식을 추가해 코칭스태프를 강화했습니다. 그 외에도 삼성에서 벤치 신세인 서정환을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재일교포 선수인 포수 김무종과 언더스로 투수 주동식을 영입해 팀의 약점인 배터리를 보강합니다.
1983년 해태 타이거즈는 해외파 영입을 하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았습니다. 먼저 멕시코에서 뛰고 있던 이원국에게 계약금과 연봉을 합해 7400만 원 그리고 15승을 이상 시 2천만 원의 인센티브를 준다는 제안을 했지만 이원국이 요구한 건 기본 1억 2천만 원에 20승을 넘기거나 평균자책점 2.0 이하의 기록하면 추가로 1500만 원씩의 인센티브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나이도 많고 남은 선수생활 기간을 생각하면 그런 큰돈을 쓸 수 없어 영입을 포기합니다. 그 대안으로 주동식을 영입했습니다. 계약금과 연봉을 합해 장명부의 절반도 안 되는 7천만 원으로 부담 없는 영입이었습니다.
1982년 양승호, 박동경을 영입하고 원년에는 없던 왼손타자 송일섭, 김일환을 영입했지만 해태 타이거즈는 누가 봐도 사실상 가장 유력한 최하위 전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1983년 하위권 전력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부임 첫해에 팀을 전기리그 우승을 합니다. 삼미와 선두 경쟁을 하였고 6월 7일부터 열린 광주 3연전을 모두 이기며 단독 1위로 올라섭니다. 그리고 마침내 6월 24일 삼미가 OB에게 패하며 해태는 잔여 경기 상관없이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 지었습니다.
드디어 해태 타이거즈의 전성시대가 왔습니다. 김응용 감독은 스파르타식 훈련이 아닌 팀 훈련 시간 외에는 철저히 선수들의 자율에 맡겼습니다. 단체훈련도 하루 3시간을 넘기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1983년 6월 25일 당시 신문사 인터뷰에서 김응룡 감독은 "프로 선수에겐 결점 보완의 처방만이 필요한 게 아니고 훈련은 각자가 하는 거지요"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엔 원년과 다르게 막강한 마운드의 힘이 절대적이었습니다. 이상윤이 20승으로 에이스로 활약했고 김용남이 13승 강만식도 6승을 하며 힘을 실어줬습니다. 거기에 일본 프로야구 출신 김무종은 당시 국내 최고의 투수 리드를 선보였고 투수력의 향상을 이끌어 냈습니다. 김일권, 김성한, 김봉연, 김종모, 김준환으로 이어지는 타선의 무게는 전기리그 1위를 기록하는데 큰 역할이 되었습니다.
투타 조화를 완벽히 이룬 해태 타이거즈는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1승 2세이브를 기록한 이상윤과 5경기 8타점으로 활약해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김봉연의 활약으로 후기리그 우승팀 MBC 청룡을 4승 1 무를 기록해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하였습니다.
아쉬운 건 첫 우승 이후에도 선수단에 대한 연봉 처우는 열약했고 결국 이런 불만이 극도로 폭발하여 1984년 시즌 내내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결국 그 해 종합 순위 5위를 기록했고 1985년은 에이스 이상윤의 부상도 있었고 투수력이 떨어지며 3위를 기록합니다.